2007/09/26 20:24
|
|
삼성 관련기사 삭제문제로 기존 '시사저널'과 결별하고 나온 기자들이 새로이 만든 독립언론 '시사IN'의 창간호가 나온 지 어느덧 열흘 가량 지났다. 지난 주 월요일 나왔으니 이번 주 월요일에 2호가 나와야 됐으나 여느 주간지처럼 추석합본호라 이번 주는 쉬었다.
시사IN은 창간호 특종으로 16일 신정아가 귀국하기 전 뉴욕에서의 단독인터뷰 소식을 매체와 인터넷에 흘렸으나 오른쪽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커버스토리는 '위기의 독립언론'이고 언론재벌 루퍼트머독의 사진을 크게 실었다.
창간호 발행 전날 신정아의 갑작스런 귀국으로, 그리고 이미 인터넷블로그를 통해 신정아인터뷰 기사는 보았던 터라 나의 관심은 커버스토리 언론독립 기사로 갔다.
<시사IN 창간호 커버스토리 기사들>
커버스토리는 15페이지, 6개의 큰제목 기사로 구성되었다.
'머독의 돈, 언론엔 독?' 기사에는 호주출신 언론재벌 뉴스코퍼레이션의 회장 루퍼트머독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수한 이야기와 이에 대한 WSJ기자와 노조, 뉴스코프 부회장의 입장 등을 실었다.
'사주로부터 독립하라' 는 기사는 영국의 독립언론 '인디펜던트' 창립자 휘텀스미스와의 인터뷰를 담았다. 스미스는 '이윤이 없으면 독립도 없다'며 언론이 독립하기 위해 현실적 이윤창출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사주, 광고주, 취재원'으로부터의 독립을 강조했다.
'한국언론의 딱한 자승자박' 이라는 기사는 성공회대 신방과 김서중교수의 기고문이다. 김교수는 1990년대초부터 신문이 스스로 자본화하면서 광고의존도를 높였고, 결국 광고주에 종속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1980년의 독재군부에 의한 언론통폐합이 살아남은 언론사들에게는 매우 유리한 조치였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고, 부동산 안정책에 소극적,부정적인 신문들이 부동산광고를 많이 싣고 있다는 비판은 매우 공감가는 얘기였다.
여기서 정확히 2년전 '시사저널'을 들추어보자. 2005년 9월 20/27일 추석합본호 시사저널은 통째로 삼성관련 분석,비판 기사를 실었던 바로 그 특별호다.
<2년전 시사저널과 시사IN 창간호 비교>
2년전 시사저널과 지금의 시사IN 창간호는 공교롭게도 겉표지를 제외하고 144페이지로 동일하다. 삼성에 대한 비판적 분석기사로 채운 2년전 시사저널은 그중 겉뒷면 광고포함 58페이지의 전면광고와 5개의 1/3지면광고로 채워졌는데 그중 삼성관련 기업광고로는 에스원의 한 페이지짜리 광고 하나가 유일하다. 그리고 시사IN 창간호는 동일한 지면에도 불구하고 겉뒷면의 국정홍보처 광고포함 총 19페이지의 전면광고만 있다. 적은 광고로 지면은 알차졌지만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하다.
<시사IN 창간호의 광고들>
시사IN 창간호에서는 삼성그룹의 어떠한 광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이 광고를 주지 않았는지 시사IN측이 안받은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히 삼성과 시사IN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루비콘강이 흐르고 있는 듯하다. 국내경제의 1/5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광고시장의 최고거물 삼성과의 이런 불편한 관계는 '독립언론' 시사IN이 태생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사주로부터 독립하라'는 인터뷰기사에서 휘텀스미스는 시사IN에게 '삼성에 대한 기사를 쓸겁니까? 쓴다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쓸겁니까?.. 삼성을 비판하되 좋은면은 칭찬하는 관용을 보여주세요' 라는 질문과 주문을 했다. 20년 먼저 독립언론을 창립한 사람의 이런 현실적 고충어린 충고는 독립언론의 길이 험난함을 잘 보여준다.
오랜 정치독재권력으로 부터의 압제에서 해방된 한국언론은 이제 재벌자본권력에 종속되어 있다. 순위권을 다투고 있는 주류수구보수 신문들을 보면 대체 이게 부동산광고지인지 신문인지 헷갈릴 정도로 부동산 전면광고로 가득하다. 정론한다며 멋있는 척하는 언론이 결국 국민들의 집값으로 나갈 돈을 중간에서 버젓이 갈취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고는 부동산 안정책을 헐뜯고 무조건 비판하며 건설개발경제를 찬양한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른 재벌총수에 대한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서는 옹호한다. 자본에 종속된 언론의 추한 꼴이다.
하지만 자본권력도 무서워하는 게 있다. 바로 대중권력이다. 이는 지난 황우석사태때 극명히 드러난 바다. 대중은 PD수첩의 진실보도를 외면하고 비난했고 자본은 바로 PD수첩광고를 모두 내렸다. 하지만 대중은 곧 PD수첩보도가 진실이라는 것을 알고는 수긍했고 PD수첩에는 다시 광고가 실리기 시작했다. 자본이 눈치보는 것은 대중이고 대중은 언젠가는 진실에 따르게 된다.
그러므로 재벌자본의 종속에 대한 저항으로 창간된 시사IN은 '정론직필''진실보도'로 대중권력에 부합해야 한다. 대중을 눈치보라는 것이 아니라 진실보도를 하면 대중은 그에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대중이 진실을 외면하는 어려운 순간도 있겠지만, 이것만이 독립언론의 살 길이다.
|
|
|
'MEDIA & ISSUE > HOT issu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노통과 뽀글이의 '어색한' 만남 (9) | 2007/10/02 |
|---|---|
| 진중권의 신랄한 '한국기독교회' 비판 (4) | 2007/09/29 |
| '시사IN' 창간호를 통해 본 독립언론의 길. (11) | 2007/09/26 |
| '권력투쟁'의 희생양, 신정아의 '갑작스런 귀국' (4) | 2007/09/16 |
| 서버다운 '문화일보'의 속심정. (6) | 2007/09/14 |
| 문화일보, '살색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주다 (5) | 2007/09/14 |
<< 대운하 건설 반대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에 추가하세요^^



이올린에 북마크하기